온기에 대하여

무엇을 하나요

지치고 힘든 날 읽을 말 한 장을 건네요. 다그치지 않고, 무엇을 하라고도 하지 않아요. 지나간다는 말, 지금 할 수 있는 것만 보라는 말, 자기를 몰아세우지 않는 말처럼 어느 종교에도 매이지 않고 누구에게나 닿는 말만 골랐어요.

카드의 말은 온기가 자기 말로 해요. 누구의 명언이라고 이름을 붙이지 않아요. 지어낸 인용을 누구의 말이라고 다는 일은 하지 않고, 검사로 잠가 두었어요.

카드 말고 주 한 번의 자리도 있어요. 원하는 것을 세우고 버리고 싶은 것을 버리는 자리인데, 원하는 것만 적게 하지 않고 가로막는 것과 다음 한 걸음을 함께 받아요. 결과만 떠올리면 성취가 오히려 떨어진다는 연구가 있어서요.

버리기 칸에 적은 글은 저장되지 않고 버리기를 누르면 그대로 사라져요. 다만 남에게 피해를 준 일이라면 적고 버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말해 드려요. 그 일은 그 사람과의 사이에서 풀려야 하고, 다만 용서는 그분 몫이라 못 받을 수도 있으며 그것도 괜찮아요. 연락이 오히려 해가 되는 관계라면 하지 않는 편이 맞아요.

몇 번 왔는지 세지 않고 안 온 주에 대해서도 아무 말 하지 않아요. 잊지 않고 싶으시면 주에 한 번 일정을 달력에 넣어 두실 수 있는데, 알림은 저희가 보내지 않고 그 달력이 부르기 때문에 저희는 아무것도 저장하지 않아요.

카드마다 출처를 달지는 않아요. 위로의 말은 사실을 주장하는 말이 아니라 출처가 필요 없고, 어디서 온 말인지를 앞세우면 그 말이 남의 것이 되어 힘이 빠져요. 그래서 온기는 자기 말로 건네요.

대신 지어내지는 않아요. 없는 인용을 만들어 붙이거나, 근거 없는 말을 어느 전통에서 왔다고 하지 않아요. 상담 창구 번호처럼 사실인 것은 보건복지부 현행 자료를 그대로 써요.

하지 않는 것도 적어 둬요. 매일 와야 한다고 하지 않고, 안 오면 무엇을 잃는다고 하지 않으며, 여기에만 답이 있다고 하지 않아요. 몇 번 왔는지 세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언제든 안 와도 되는 자리여야 위로가 돼요.

무엇을 하지 않나요

무엇을 믿으라고 하지 않아요. 매일 오라거나, 여기서만 답을 얻을 수 있다고 하지 않아요.

필요할 때 잠깐 들르는 곳이에요. 오지 않는다고 잃는 것은 없어요.

한계와 부탁

온기는 치료가 아니며 전문 상담이나 진료를 대체하지 않아요. 카드 한 장이 닿지 않는 무게가 분명히 있어요.

지금 많이 힘들거나 스스로를 해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홈 화면 아래의 상담 창구로 연락해 주세요. 자살예방상담 109는 24시간 언제든 연결돼요. 혼자 견디지 않아도 돼요.